40~50대 암 사망 1위 '간암'→B형·C형 간염에서 시작
B형·C형 간염 방치하면 염증으로 끝나지 않아...
국내 간암 70% 원인 혈액 통해 전파
감염 사실 모를 수 있는 C형 간염
치료제 없어, 백신 등으로 예방, 정기 검진으로 관리
우리나라 국민의 사망 원인 1위는 단연 암이다. 그중에서 간암은 전체 암 발생 순위로는 7위, 암으로 인한 사망 순위로는 2위를 차지한다. '침묵의 장기'라고 불리는 간은 병이 생겨도 특별한 초기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정기 검진을 통한 조기 발견과 간염 관리를 통해 간암을 예방하는 것이 특히 중요하다.
■ 간염이란
간은 탄수화물 대사, 아미노산 및 단백질 대사, 지방 대사, 담즙산과 빌리루빈 대사, 비타민 및 무기질 대사, 호르몬 대사 등의 기능을 담당하는 장기로 우리 몸속에서 에너지 관리, 독소 분해, 담즙 생성, 면역력 향상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간염은 이러한 간세포 및 간 조직에 염증이 발생하는 것으로 간에 염증이 생기면 쉽게 피로해지고 구역질, 근육통 및 미열 등이 발생하고 소변색이 진해지거나 황달 증세가 나타날 수 있다.
■ 간염의 구분과 종류
간염은 A형, B형, C형, D형, E형으로 구분되며 빈번하게 발생하는 간염은 주로 A형, B형, C형이다.
국내 간암 원인 중 B형 간염이 70%, C형 간염이 15%를 차지한다.
간염은 원인에 따라서 바이러스성 간염, 비알콜성 지방간, 알콜성 간질환, 자가만역성 감염 등으로 나뉜다.
염증의 지속 기간에 따라서 6개월을 기준으로 급성과 만성으로 구분하며, 6개월 이전에 회복되는 경우 급성 간염, 6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 만성 간염이라 부른다.
■ 만성 간염 증가 추세
건강심사평가원의 통계에 따르면 급성 A형, B형, 기타 바이러스간염 환자수는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만성 바이러스간염의 경우 계속해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성 간염의 경우 염증으로 간에 흉터가 생기는 섬유화로 이어져 간경병증을 유발할 수 있으며, 염증이 반복되고 섬유화로 인해 간이 점점 굳어지는 간경화나 증상이 심해져 간암으로 이어질 수 있다. 간염 환자수 추이를 볼 때 염증이 급성으로 발생하는 경우는 감소하고 있지만 6개월 이상 지속되는 만성 간염이 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① 《A형 간염》
▶ 발생 원인
A형 간염 바이러스에 의해 유발되며 대부분 감염자의 대변에 오염된 음식이나 물 등을 섭취하면서 감염된다. 그 외에도 주사기나 혈액을 통해서도 감염될 수 있으며 주로 입을 통해 감염된다. 이러한 경우 집단으로 발생하기 쉬우며 오염된 식수나 급식 등이 원인이다.
▶ 증상
A형 간염에 걸리면 발열이나 식욕 감퇴, 구토, 복통, 설나 등 다른 바이러스 감염과 유사한 증상이 나타난다. 그리고 감염 후 일주일 이내에 각막과 피부 황달, 콜라색 소변, 전신 가려움증의 증상이 동반된다. A형 간염은 만성 간염을 유발하지 않고 대부분 합병증 없이 회복되지만 드물게는 사망에 이를 수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 치료
A형 간염은 만성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지 않다. 휴식을 충분히 취하고 고른 영양상태를 유지하면 증상이 완화된다. 특히 고단백 식이요법으로 식사를 하고, 무리하지 않고 간에 휴식을 취해주는 것이 좋다. 그리고 무엇보다 개인위생을 철저히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 예방
A형 간염은 백신이 있다. 15~35세의 연령별 A형 간염 항체 양성률은 30%를 넘지 않는다. 따라서 35세 미만의 청년층의 경우 6개월 간격으로 두 차례에 걸쳐 A형 간염 예방접종을 권장한다.
② 《B형 간염》
▶ 발생 원인
B형 간염 바이러스는 B형 간염 환자의 간 내부 혹은 오염된 체액 등에 존재하고 있다. 따라서 바이러스에 감염된 혈액에 노출되거나 감염된 사람과 성적인 접촉을 한 경우 감염될 수 있다. B형 간염 바이러스 보유자인 산모가 출산하는 과정에서 모체로부터 감염되기도 하는데 이는 아이에게 수직으로 전파된다. 특히 신생아 시기에는 B형 간염에 노출될 경우에 95% 정도가 별다른 면역반응 없이 만성 간염으로 진행될 수 있다. 이 외에도 B형 간염 바이러스 보유자의 가족이나 B형 간염 바이러스 보유자의 혈액을 수액 받거나 투석받은 경우, 주사용 약물 중독자인 경우 B형 바이러스가 전파될 수 있다. 또한 B형 간염 바이러스가 감염된 기구를 이용한 문신이나 피어싱 역시 위험하다.
▶ 증상
B형 간염의 경우 급성은 황달, 심한 피로감, 식욕 부진, 흑색 소변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그러나 증상이 없는 경우도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만성의 경우 증상이 나타나지 않거나 피로감, 황달, 전신 권태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만성 B형 간염은 증상이 명확하지 않고 기생충 감염처럼 조용하게 진행된다. B형 바이러스는 아무런 증상을 유발하지 않고 수십 년에 걸쳐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 이는 만성 간염으로 이어지고 시간이 지나면서 간경화나 간암과 같은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 치료
국내 간암 환자의 약 70%가 B형 간염이 원인이다. 아직까지 B형 간염 바이러스 감염증을 완전히 없앨 수 있는 치료제는 없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B형 간염이 만성으로 진행됐다면 만성 B형 간염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의 증식을 최대한 억제해 염증을 최소화하는 치료제를 사용해서 간 손상을 줄이고 간경병증을 예방해야 한다. 만성 B형 간염은 검사 없이 증상만으로는 진단할 수 없다. B형 간염 표면 항원 양성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혈액검사를 통해서 진단이 가능하다.
B형 간염은 간 손상 여부, 바이러스 증식 여부 등에 따라 치료를 당장 시작하거나 정기적으로 검사를 하며 경과만 관찰하기도 한다. 간 수치가 상승하거나 활동성 B형 간염이 확인되면 빠른 시기에 적극적으로 항바이러스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활동성 B형 간염은 항바이러스제를 장기간 투여해야 한다. 항바이러스제로 치료하면 간경변 발생 위험은 약 65%, 간암 발생 위험은 약 50%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적으로 과거에 치료 경험이 없는 만성 B형 간염 환자는 엔테카비어, 테노포비어, 베시포비어라고 하는 경구용 항바이러스제를 이용해 치료를 시작한다. 그러나 완치하는 약은 아니기에 만성 B형 간염으로 진단받았다면 주기적으로 진료받으며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
음주는 간질환을 빠르게 진행시키기 때문에 금주는 필수적이다. 흡현 또한 비흡연자에 비해 간암 발생 확률이 높으므로 금연도 반드시 필요하다. 만성 B형 간염 환자는 당뇨병과 같은 대사 질환을 함께 지니고 있는 경우가 많다. 당뇨병은 간암 위험을 상승시키기 때문에 당뇨병이 있다면 약물 치료를 철저히 받아야 한다. 또한 고지혈증이나 지방간 등이 있다면 체중도 적절하게 관리해야 한다.
▶ 예방
B형 간염은 백신으로 예방할 수 있는 질환이다. B형 간염 항체가 없다면 B형 간염 예방접종을 맞는 것이 좋다. B형 간염 예방접종은 처음 접종을 하고 1개월 후, 6개월 후 이렇게 총 3회에 걸쳐 접종을 하면 된다. B형 간염 백신 상용화 이전에는 국내 인구 10명 중 1명, 약 8~10%가 만성 B형 간염 바이러스를 지니고 있었다. 그러나 º 1983년 B형 간염 백신 접종 시작 º 1991년 신생아 예방접종 º 1995년 국가예방접종 사업을 거치면서 2008년 이후B형 간염 유병률은 전체 인구의 약 3%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B형 간염 바이러스는 보통 혈액을 통해 전파되므로 가족이나 주변에 B형 간염 환자가 있다면 칫솔이나 손톱깎이, 면도기 등은 함께 공유하지 않아야 한다. 그리고 타인의 혈액이나 체액에 노출되는 것을 피해야 한다.
③ 《C형 간염》
▶ 발생 원인
C형 간염은 C형 간염 바이러스 감염이 원인으로 감염자의 혈액 등 체액을 통해 감염된다. C형 간염은 비경구의 경로로 감염이 발생하며 주시기를 공동으로 사용하거나 혈액 수혈, 혈액 투석, 모자간의 수직 감염 등으로 전파된다. 소독되지 않은 기구를 이용한 문신이나 피어싱, 침술 등으로 감염이 발생할 수 있으며 정맥주사를 통한 약물 남용이나 C형 간염 환자와의 성적인 접촉으로 감염이 된다. 하지만 C형 간염의 40%는 전파 경로가 분명하지 않아서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 증상
C형 간염은 C형 간염 바이러스로 감염되는데 국가건강검진에 포함되지 않은데다 급성기인 초기에는 70% 이상이 무증상이어서 환자 본인이 감염 사실을 인지하기가 매우 힘들다. 일부 C형 간염 환자에게서는 독감 유사 증상, 복부 통증, 황달이 나타나기도 한다. C형 간염은 체내에 바이러스가 침입했다면 B형 간염과 다르게 자연스레 증상이 호전되는 경우가 적다. 95% 정도 만성화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며 간경화증이나 간암의 위험성이 매우 높다.
▶ 치료
국내 간암 환자의 약 15%가 C형 간염이 원인이다. C형 간염을 방치할 경우 만성 간염→간경화→간암으로 악화하기 때문에 C형 간염은 반드시 정밀 검사를 진행한 후 약물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C형 간염은 경구용 직접작용 항바이러스제를 8~12주 복용하면 약물 치료만으로 완치율이 98%에 이른다. 하지만 C형 간염은 주요 간염인 B형 간염과 달리 백신이 없기 때문에 재감염을 막을 수 없으므로 예방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단백질이 많은 음식을 섭취하고,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 예방
C형 간염은 백신이 없기 때문에 감염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특히 중요하다. 타인의 체액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하고 면도기, 칫솔, 손톱깎이 등 타인의 혈액이나 타액이 묻을 수 있는 기구는 공유해서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주사바늘이나 피어싱 기구를 사용할 때도 엄밀한 주의가 필요하다.
▶ C형 간염 검진 권고 대상(참고자료 : 질병관리청)
-소독하지 않은 도구로 귀·코·눈썹 등에 피어싱을 한 적이 있다.
-아이라인·눈썹·몸 등에 문신을 시술한 적이 있다.
-찜질방·목욕탕·네일아트점 등 공공장소에서 공용 손톱깎이를 사용한 적이 있다.
-이발소·미용실 등에서 제공하는 면도를 받은 적이 있다.
-의료기관 이외의 곳에서 정맥주사·주사치료 등을 받은 적이 있다.
-의료기관 이외의 곳에서 침·부항치료 등을 받은 적이 있다.
-혈액 투석을 받고 있거나 이전에 받은 적이 있다.
-비고정적인 성 파트너와 콘돔 없이 성 접촉을 한 적이 있다.
-1991년 이전에 수혈이나 장기 이식을 받은 적이 있다.
(헌혈한 혈액에 대한 C형 간염 검사가 1992년부터 시행됐기 때문에 1991년 이전에 수혈받은 적이 있다면 C형 간염 검진을 필히 권고한다.)
간암은 100% 예방할 수 없다. 따라서 만성 B형 간염 환자들은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며 6개월 간격으로 혈청 알파태아단백이라고 하는 간암 표지자 검사, 간 초음파 검사를 통한 간암 감시 검사를 주기적으로 잘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