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로 의류관리기 출시한 LG전자
독일 프리미엄 가전업체 밀레
LG 의류관리기 '스타일러'와 똑 닮은 '에어리움' 공개
LG전자 의류관리기 시장 키우는 파트너 늘었다며 오히려 반색
LG의 의류관리기 기술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았다는 반증
TCL·하이센스 등 중국 업체들 노골적인 '스타일러' 베끼기
120여년 역사를 보유한 독일 프리미엄 가전업체 '밀레'가 의류관리기를 출시하면서 의류관리기 시장의 세계 원조인 LG전자 추격에 나선다. 유럽에서 인지도가 높은 가전업체 밀레가 의류관리기 시장 진입으로 해외 시장에서 경쟁자가 늘어나게 됐지만 LG전자는 이를 오히려 반기는 모습이다.
밀레는 지난 1일(현지 시간) 독일 베를린 '메쎄 베를린'에서 개막한 IFA 2023 전시회에 런드리 캐비닛 '에어리움(Aerium)'을 최초로 선보였다. 밀레가 '런드리 캐비닛'이라는 표현을 사용했지만 엄밀히 말하자면 의류 상태를 최적으로 케어하는 의류관리기다.
IFA 2023에 마련된 밀레 전시관에는 신제품 론드리 캐비닛 '에어리움'이 전시됐다. 부스 입구에 제품을 배치하고 '론드리 케어' 부스까지 별도로 만들어 에어리움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정식 개막에 앞서 기자간담회에서 마르쿠스 밀레 공동 회장은 에어리움을 직접 소개하기도 했다.
■ 밀레의 의류관리기 시장 진출에 오히려 반색한 LG전자
LG전자는 밀레의 의류관리기 시장 진출을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LG전자 생활가전(H&A)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류재철 사업본부장(사장)은 2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23 기자간담회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경쟁제품을 묻는 질문에 밀레의 의류관리기를 언급했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는데 밀레가 LG전자의 스타일러와 비슷한 의류관리기를 내놓은 것이 가장 눈에 띈다. 경쟁자가 늘었다는 생각보다는 스타일러의 효용성을 글로벌하게 인정받은 느낌이다. 신가전을 혼자서 알리는 건 애로가 많았다. 시장을 새롭게 키울 수 있는 파트너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 세계 최초 의류관리기 출시, 국내외 업체에 의류관리기 영감 준 LG '스타일러'
가전업계에서는 LG 스타일러가 신개념 가전제품인 의류 관리기 시장을 개척하는 것은 물론 국내외의 많은 가전업체에 의류관리기라는 가전제품에 대한 영감을 줬다는 평가를 한다. LG전자는 2011년 '스타일러' 제품을 세계 최초로 선보이면서 기존에 없던 의류관리기 시장 카테고리를 창출했다.
이후 삼성전자, 코웨이 등 국내 가전업체들이 의류관리기 제품을 잇따라 출시하면서 한국을 중심으로 시장이 점차 커지고 있다. 스타일러 출시 이후 삼성전자 '에어드레서'가 나왔고,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에서 중국 TCL은 스타일러와 유사한 제품을 내놓기도 했다. TCL은 올해 IFA에서도 이 제품을 전시했다.
■ 의류관리기 관련 세계 주요 시장 출원 특허의 56%가 LG전자
LG전자 스타일러는 2011년 국내에 처음 출시된 이후 현재까지 미국, 러시아, 중국, 영국 등 20여개 국가에 진출했다. LG전자는 의류관리기의 원조로서 후발주자들보다 훨씬 앞선 기술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연구개발에만 9년이 소요됐고, 그 과정에서 글로벌 특허를 260여 개 확보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미국·중국·유럽·일본 등 세계 주요 시장에서 출원된 의류관리기 관련 특허 건수는 786건이며 이 가운데 445건(56%)이 LG전자의 특허다. LG전자 관계자는 "후발 주자들은 특허 사용료를 내거나 특허를 우회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다양한 색상의 컬렉션 제품이 차례로 출시되면서 공간 인테리어 가전으로도 거듭나고 있다. 최근에는 신발을 최적의 습도로 관리할 수 있는 보관 전시함 'LG 스타일러 슈케이서·슈케어'도 선보였다.
다만 시장 규모는 아직 크지 않다. 가장 활발한 국내 시장 규모만 놓고 봐도 2016년 7만대에서 지난해 70만대까지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대기오염과 코로나19 등의 여파로 점차 의류관리기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국내기업은 물론 해외기업까지 의류관리기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추세다.
■ 독일 프리미업 가전업체 밀레의 런드리 캐비닛 '에어리움'
밀레는 IFA 2023에 LG전자의 전매특허 상품인 스타일러와 유사한 콘셉트의 의류관리기 런드리 캐비닛 '에어리움'을 공개했다. 밀레 에어리움은 외관부터 콘셉트까지 LG 스타일러를 똑 닮았다. LG 스타일러와 약간의 차이가 있다면 '신발 칸'이 별도로 존재한다.
밀레의 에어리움은 상단은 의류를, 하단을 신발을 넣을 수 있어서 활용성을 높였다. 상단에는 5개의 행거가 걸려있고, 하단에는 신발 두 켤레를 걸 수 있는 행거 4개가 부착돼서 옷 다섯 벌과 신발 두 켤레를 관리할 수 있으며 강력한 바람을 분사해 미세먼지를 날리고, 스팀을 이용해 세탁물을 세척하는 방식이다. 아래쪽에 선반을 장착해 인형이나 모자 등도 깨끗하게 관리할 수 있다.
밀레가 이번에 선보인 런더리 캐비닛 '에어리움'은 기존 밀레 세탁기, 건조기 등의 제품에 접목된 기술을 대거 탑재했다. 빌트인 식기세척기에 탑재된 '노크2오픈' 도어 자동 열림 기능이 적용돼 손으로 두 번 가볍게 두드리면 도어가 자동으로 열린다. 밀레 스팀 오븐에 탑재된 장치와 동일한 스팀 발생기가 장착되어 있어 스팀 기능으로 세탁물을 부드럽고 쾌적하게 해준다.
여기에 담수용과 폐수용 1.4L 탱크 두 개가 들어있어서 여러 프로그램 사이클을 실행하기에도 적절하다. 공기가 HEPA 필터를 통과해 캐비닛 전체적으로 고루 분사되면서 옷에서 꽃가루, 포자, 먼지 또는 기타 알레르기 유발 물질과 같은 입자가 제거되고 깨끗한 의류 관리가 가능하다는 것이 밀레 관계자의 설명이다.
각 프로그램에 위생 옵션을 추가할 수도 있다. 하이오닉 플라즈마 기술을 적용해 저온에서 알레르기나 박테리아, 바이러스를 무해하게 만드는 이온화된 공기를 생성함으로써 모든 의류를 부드럽고 청결하게 건조할 수 있다.
의류 손상을 최소화하고 보다 완벽하게 관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도 적용됐다. 파워프레시는 스팀을 사용해 옷의 주름과 구김을 최소화하고 냄새 제거가 가능하며 실크나 울 등의 옷감이 예민한 섬유에 최적화된 드라이프레시는 스팀을 사용하지 않고도 냄새 및 주름을 제거할 수 있다.
오토드라이 프로그램은 의류의 종류에 구분없이 모든 종류의 옷이나 액세서리 용품까지 부드럽게 건조한다. 모든 프로그램에서 밀레의 '향기 카트리지'를 사용할 수 있어서 의류에 아쿠아 또는 네이처 향기를 입힐 수 있고 향기 분사 강도도 조절이 가능하다.
밀레의 런드리 캐비닛 '에어리움(Aerium)'의 권장소비자가격은 3959유로(약 560만원)로 내년 상반기 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 밀레의 합류로 의류관리기 시장 판도 커질 것으로 예상
LG전자는 밀레의 합류로 의류관리기 시장의 판도가 커질 것을 기대하고 있다. 류재철 사장은 그동안 스타일러라는 신가전을 새로운 시장에 혼자 알리는데 애로사항이 많았는데 프리미엄 브랜드를 지향하는 밀레와 함께 시장을 개척하고 확대할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든다며 오히려 파트너가 늘어난 것 같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 LG 의류관리기 '스타일러'가 보유한 다양한 기능들
● 무빙행어 플러스 모드
무빙행어 플러스 모드에서 '스타일링-강력, 스팀살균-미세먼지' 코스를 지정하면 옷을 분당 최다 200회씩 털어준다. 미세먼지를 없애줄 뿐만 아니라 생활 구김까지 줄일 수 있다.
● 듀얼 트루스팀 기능
'듀얼 트루스팀 기능으로는 다양한 의류의 소재에 알맞게 스팀 양을 조절할 수 있다.
● 스팀살균 코스
스팀살균 코스는 황색포도상구균, 녹농균, 폐렴간균, 대장균 등 유해 세균을 99.99%까지 제거해 준다. 옷에 밴 냄새나 집먼지 진드기 등도 없앨 수 있다.
● 바지 관리 기능
바지 관리기는 바지선을 관리해주는 기능이다. 바지를 꾹 눌러 밀착력을 높이면서 바지선을 제대로 잡아주는 방식이다.
● 인버터 히트펌프 방식의 건조
인버터 히트펌프 건조로 간편하게 건조할 수 있다. 저온 제습 방식을 적용하면 옷감이 손상될 우려 없이 빠르게 의류를 관리할 수 있다.
● 실내 제습 기능
실내 제습기능도 있어서 드레스룸 등 스타일러가 설치된 공간 전체를 산뜻하게 해준다.
● 씽큐 앱 연결
스타일러를 와이파이에 연결해 씽큐 앱에 등록하면 다양한 코스를 다운받을 수 있고 원격 제어, 에너지 모니터링, 스마트 진단 등도 할 수 있다. 의류 관리 코스가 꾸준히 추가될 계획이다.
● 아로마 시트
스타일러에 포함된 아로마 시트를 활용하면 의류에 원하는 향이 스며들게 할 수 있다.
● 보관 옵션
의류를 스타일러에서 바로 꺼내지 않을 경우에는 보관 옵션을 이용해 옷을 최대 24시간까지 보관할 수 있다.
● 선반 활용
선반을 이용해 옷걸이에 걸기 어려운 니트, 침구류, 인형까지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전 세계적인 기후변화의 양상이 더욱 심각해지면서 우리나라 기후도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열대성 기후로 변하고 있다. 장마 기간이 길어지고, 장마가 끝난 후에도 여름 내내 갑자기 비가 집중적으로 쏟아졌다 그치기를 반복하는 국지성 호우가 계속되고 있어서 습도가 높은 꿉꿉한 날씨가 지속되고 있다.
계속되는 습한 날씨로 땀을 많이 흘리게 되고, 옷을 축축하게 적시는 비 때문에 하루에도 여러 번 샤워를 하게 되는데 습기, 땀, 비로 젖은 옷과 수건 등의 세탁물을 그대로 방치하게 되면 퀴퀴한 냄새가 나고 곰팡이가 생길 수 있어서 바로 세탁을 해주는 것이 좋다.
하지만 장마가 지속되고 습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세탁 후 빨래를 바깥에 널거나 햇빛에 말리기 어려울 때가 많아서 실내에서 건조할 수밖에 없는데 장마철 실내 건조는 옷도 보송하게 잘 마르지 않고 건조 과정에서 냄새가 나기도 한다. 옷이 잘 말랐다고 해도 옷장 속은 환기가 어려워서 눅눅한 습기와 곰팡이, 세균 등이 쉽게 증식할 수 있는 환경이 되어서 악취를 유발하게 된다.
가을, 겨울이 되면 옷장 깊숙히 넣어둔 니트나 코트 등을 다시 꺼내게 되는데 가을, 겨울철 옷은 관리하기가 쉽지 않다. 외부에서 입고 다니던 옷에는 먼지도 묻어오고, 냄새도 배어 오는데 가을, 겨울철 옷은 물빨래보다 드라이클리닝을 맡겨야 하는 옷이 많다. 하지만 매번 세탁소에 가는 것은 가격도 부담스럽고 상당히 번거로운 일이다.
의류관리기는 옷과 관련한 이런 고민들을 해결해 주는 실속 가전제품이다. 의류관리기에 옷을 넣고 구동시키기만 하면 옷에 묻은 먼지를 털고, 묵은 냄새를 잡아주고, 스팀 살균을 해준다.
의류관리기 시장이 성장하는 만큼 의류관리기의 기능과 세부 디자인도 꾸준히 진화하고 있다. 성능과 편의성이 갈수록 발달하고 있고 디자인도 더 세련되게 변모하고 있다. 의류관리기처럼 최근 출시되는 고성능의 가전제품은 주변 인테리어와 잘 어우러지도록 색상이나 표면 질감을 디자인해서 소비자가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도록 선택의 폭을 넓히는 것이 트렌드다. 다양한 컬러와 재질을 취향에 맞게 선택할 수 있고, 공간에 딱 맞는 사이즈로 설치할 수 있다.
틈새 가전이었던 의류관리기가 대세로 등극할 수 있었던 계기는 갈수록 심해지는 미세먼지와, 코로나19의 유행을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외출 시 착용했던 의복에 바이러스가 붙어 있을 수 있다는 불안감으로 인해 코로나19가 유행한 2020년 이후 의류관리기의 판매량이 급증했다.
이에 의류관리기 대표 업체인 LG전자와 삼성전자는 의류관리기의 살균 기능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하고 소비자에게 어필하고 있다. 바이러스, 유해세균, 꽃가루, 집먼지 진드기 제거 성능과 수치를 구체적으로 기술하고 고온 스팀을 이용한 안심살균 기능에 주력하고 있다.
매일 세탁할 수 없는 옷을 깨끗하게 관리하기를 원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의류관리기는 사계절 필수 가전을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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